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혼자산다는 것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저

가족을 이루는 사람들은 꿈도 꾸지 못한 샤방샤방한 옷차림, 가족들과는 할 수 없는 해외여행, 소중한 나에게 아낌없이 투자하기 위해 등록한 헬스클럽의 회원증, 이런 소품이 없으면 당신은 싱글이 아니라 그저 혼자사는 사람일 뿐이다.

 싱글의 라이프스타일에는 가족을 이루는 사람들이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화려함과 자유분방함이 분명 있다. 하지만, 싱글이 구사할 수 있는 이 라이프스타일은 그 사람이 혼자살기 떄문에 얻어진 것이 아니다. 누구나 욕마아는 대상으로 격상된 싱글의 라이프스타일은 돈 있는 사람들만이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화려한 싱글의 라이프 스타일을 영위하기 위해서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는 리얼리티가 반격하는 그 순간, 혼자서 늙어간다는 불안감, 이러다가는 죽을 떄도 혼자일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고개를 슬며시 내민다. 아직은 먼 미래가 현재의 나를 언습한다. 그떄 "혼자 살수록 돈이 필요하다"란 결론은 그나마 괜찮은 양로원에 들어가기 위해 적금통장을 애인처럼 끼고 사는 궁상맞은 익스프레스 웨이로 독신을 인도한다.

 분명 언젠가 모든 개체는 죽는다. 죽음이라는 순간을 피할 수 없다. 혼자사는 능력의 처세술이 불로장새으이 명약이 아닌 이상, 혼자 사는 능력도 죽임이라는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 여전히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가장 큰 불안은 나이를 먹어간다는 점이다. '화려한 실글'이라는 말이 혼자살기의 가능성이 가진 한 줌의 여지를 과장하는 것이라면, 적금 통장 12개를 갖고 잇는 궁상맞은 돗신은 혼자 살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과장하는 인물이다. 문제는 균형이다. 균형잡기는 사실 판단에서 나온다. 싱글은 반드시 화려하지도 않고, 반드시 위험하지도 않다. 또한 싱글은 활할 수도 있고, 위험할 수도 있다. 위험은 줄이고, 롸혀함을 키우는 방책이 바로 혼자 살 수 있는 능력이 꽃을 피우는 처세술이다. 만약 당신이 화려한 싱글이 아니라면, 그리고 화려한 싱글의 가제트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그런 욕망을 달성한 사람은 당신을 두번 죽인다. 화려한 싱글의 가제트를 확보한 사람은 자기만 싱글이 됨으로써 싱글이 되지 못한 다른 사람들을 다시 한번 죽이는 셈이다. 많은 경우게 그렇듯이 혼자사는 이들의 적은 혼자사는 이들이다.

p138~139

댓글 없음:

댓글 쓰기